제목부터 흥미로워 보였던.. 12월의 책.
그러나 읽는 건 다소 힘들었다. 매 챕터마다 실제 살인 사건을 예로 들어서 설명을 해주는데, 거북하고 읽으면서도 스트레스 받아서 도무지 진도가 잘나가지 않았다. 예시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범죄보다 훨씬 무겁고 죄질이 나쁘달까.
내용 정리는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발췌하여 정리하였다.
여러 사례들 중 나한테 제일 충격이었던 요제프 F.의 사건.
간단히 요약하자면 요제프 F.가 당시 18세였던 딸을 지하실로 데리고 가 묶은 뒤 마취를 시켰고, 사이비 종교에 빠져 가출한 것으로 신고하였다. 이후 딸은 그곳에서 노예와 다를 바 없는 대우를 받으며 몇 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 딸과의 사이에서 8명의 아이를 낳았고, 그중 한 명은 사산, 쌍둥이 중 한 명은 요제프 F.에 의해 살해되었다. 그리고 3명의 아이는 집 나간 딸이 부모의 집 앞에 버려두고 간 것이라고 속여 집으로 데리고 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아내와 함께 키웠다. 딸과 나머지 3명의 아이는 2008년 발견될 때까지 지하실에 방치되어 있었다.
완벽한 이중생활을 하면서 요제프 F.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고, 상반된 힘이 서로 나란히 동일한 인물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책의 저자인 라인하르트 할러는 악의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환경에 따라 악한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자유 의지의 영역이기에 늘 우리 곁에 악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극단적인 상황에 갇히거나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으면 악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례로 나왔던 복종 이행에 관한 실험 결과를 보고 나 또한 그런 권위적인 조건 하라면 살해 명령을 수행하게 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납득됨. 그러니 우리는 내면에 있는 악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걸 이행하지 않도록 잘 컨트롤 해야한다.

이번 토론 주제는 간단했지만 다들 자유롭게 감상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일단 책 제목인 '악의 얼굴은 바뀌고 있다'는... 음, 악의 얼굴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고요..? 어그로인가ㅠ 왜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냥 사이코패스의 기질이나 유전자 이런 건 다 따로 있다고 여겼던 나의 고정관념을 좀 깨주는 내용이었다.
사회적으로 크게 알려진 사건에서 늘 제기 되었던 문제인 거 같은데, 간혹 언론에서 범죄자에게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 같은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나눴다. 불우한 가정환경, 사랑받지 못했던 유년기, 학창시절의 따돌림, 사회 부적응 등등.. 그렇지만 이런 것들로 범죄자의 행동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왜 그런 사람들의 과거를 들춰서 서사를 만들어주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께서 범행 동기를 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범행 동기의 중요성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걸 굳이 공공연하게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그런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리고 '중용'에 대한 얘기를 해주신 분도 계신데, 현대사회는 사람을 대할 때 중용을 지키지 못한다면 상대가 누구든(약한 사람이든, 착한 사람이든) '자신에게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회라고 말한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이왕 사는 거, 서로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살자구요.
마냥 심리학일거라 생각하고 가볍게 읽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읽기 힘들었던 이번 책도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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