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 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격주 일요일 오전 9시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한 번은 가볍게 각자 독서 시간을 가지고 그 다음 모임 때 책 내용과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여 각자의 견해를 발표하는 방식.
모임 이름은 Prestige Elegance Book Club,
줄여서 프엘독임. 왜인지는 나도 모름. (( 차후에 듣기로는 그냥 있어보일라고~
이 모임이 사실 나를 영업한 저 친구의 지인들끼리 만든 모임이라, 나는 정말 안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어 초반에 상당히 어색하고 말 꺼내는 타이밍도 힘들었다.
심지어 다들 드립력이 만렙이다.
자기 소개를 하면서 갑자기 MBTI들을 밝히시길래 까고 보니 6명 중 나와 같은 ISFP만 세 명이 있었던..! 모임의 지속가능성이 위험하다고 우스갯소리가 나왔지만 아무래도 ENFJ (학생회장st) 가 있어서 그럴 걱정은 없어 보인다.
아무튼, 투표를 통해 선정된 10월의 책은 플라톤의 향연이다.

철학책을 읽어본 게 언제더라, 대학교 새내기 때 패기 있게 철학개론 수강했다가 크게 데이고 거들떠도 안 본 거 같다.
향연은 소크라테스와 그의 지인들이 술을 마시며 '사랑'을 주제로 각자 연설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본문 내용을 정말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당시의 연애관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땐 잘 이해도 안돼서 잉?? 싶지만 읽다보니 점차 이해가 되는,, 본문 한 번 읽고 해설 한 번 읽으니 대충 이런 거구나 알게 되는,, 철학이란. 그리고 여담이지만 사람들이랑 얘기해보니 모두가 소크라테스 사람 짜증나게 하는 화법이라고 공감했다. 아마 직전에 말했던 아가톤의 주장을 다 뒤집어버려서 그랬던듯 ㅎㅎ 그리고 디오티마가 실제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더라. 소크라테스가 만든 가상의 모습(혹은 본인의 페르소나)이라는 설도 있음.
사랑에 대한 견해는 각자 다르다. 그래서 우리도 그들이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던 것처럼 각자의 생각을 나눠보기로 했다. 토론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향연에서의 결론은 아무래도 '진정한 사랑이란 지혜를 서로 공유하고 키워나가는 플라토닉 러브이다' 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그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리고 현대의 연애관과 그 시대의 연애관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현 시대에 맞춰 이야기 하기로 하였다.
6명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고 이미 저 토론을 진행한 지 1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희미해진 기억들 ㅠㅠ) 모두의 의견을 공유하긴 어려울 것 같고, 브리핑만 하자면 사랑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본 사람이 우세했던 것 같다. 그래서 본인이 학습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해보았다.
주제 외의 이야기에서 조금 흥미로웠던 건 가족/친구/연인과의 사랑의 공통점과 차이점. 또 어떤 사람은 '주는 사랑'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받는 사랑'의 관점에서 생각했다는 차이도 신선했다. '향연'을 읽은 분이라면, 한 번 생각해보시길.
강제성이 부여되니 잘 안 읽혀도 꾸역꾸역 열심히 필기까지 하면서 읽게 되는 독서모임. 어제 11월 책까지 마무리 됐는데, 그것도 얼른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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